[한국스포츠경제 채준]

환절기가 되면 감기 등으로 호흡기 환자들은 큰 고생을 한다. 또 호흡기 만큼 고생하는 것이 관절염 환자들이다. 

일반적으로 무릎, 어깨, 손가락 등에서 시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면 보통은 퇴행성성관절염부터 의심하게 된다. 퇴행성관절염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약 80%가 앓는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가장 흔히 접하는 관절염이다. 관절염도 증상과 경과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므로, 섣부른 자가 진단은 금물이다.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을 혼동하여 장시간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법으로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 원인 증상 달라

관절염 중 혼동하기 쉬운 것이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이다.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 오해하기 쉽지만, 두 질환은 발병 원인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점진적으로 손상돼 발생하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만성 염증성 전신질환으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생기는 질환이다. 이러한 이유로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체중의 상당 부분을 지탱해야 하는 무릎 관절에 발생하기 쉬운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로 손목과 손가락, 발 등 작은 관절에 발생한다.

이외에도 두 질환은 증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무릎에 나타나는 퇴행성관절염은 초기 오랫동안 걷거나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점차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이 힘들어지고, 중기 이상 진행된 경우엔 조금만 걸어도 심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발생하더라도 조금 쉬면 없어지던 통증이 2~3일 정도 지속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 그러다 걷는 것조차 힘들어지거나 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무릎관절의 운동범위 변화도 하나의 증상이다. 관절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져 무릎이 제대로 구부러지거나 펴지지 않으며 무릎에서 딱딱 소리가 나거나 덜거덕거리는 마찰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다리 모양 변형도 초래하는데, 말기에 이를수록 변형 정도가 심해진다. 심한 경우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에 있는 무릎 연골 안쪽이 집중적으로 닳아 무릎 사이가 벌어져 보통 O자형으로 변형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침에 증상이 심해지는데, 일어났을 때 관절에 뻣뻣하게 굳으면서 붓기와 통증이 동반된다. 관절이 변형되는 모양도 다른데. 관절 한 쪽이 튀어나오거나 휘는 쪽이 퇴행성관절염이라면 관절 전체가 붓고, 건드릴 수도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쪽은 류마티스관절염이다. 또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60대 이후 고령층 환자가 주를 이루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연령층 구분이 크지 않다.

정재훈 안산 예스병원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방법은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은 있다. 두 질환 모두 빠른 대처를 하는 것이 환자를 위해서 유익하다는 점이다"며 "불편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고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 했다.

 

▲보존적 치료 우선, 수술은 그 다음

일반적으로 관절에 통증이 느껴지면 찜질 등의 자가조치부터 취하게 되는데,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관절부위에 올려놓는 찜질방법도 차이가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통증 부위를 따뜻하게 해줌으로써 혈액순환을 도와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온찜질은 독이 될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주변이 항상 부어있고 열감이 느껴지는데, 여기에 온찜질을 하면 관절이 화끈거리면서 빨갛게 붓는 증상을 더 심해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전신질환으로 관절 외에 주요 장기의 손상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일단 발병하면 1~2년 내에 관절손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약물로 통증 및 염증을 줄이고, 질환 진행속도를 최대한 늦춰 관절기능을 유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퇴행성관절염도 약물치료가 선행된다는 점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과 흡사하지만 물리치료나 운동요법이 병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치료와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고 활동범위를 넓히기 위한 물리치료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보존적 치료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두 질환 모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은 고령 환자가 많은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크게 연령 구분 없이 발생한다”며 “먼저 관절에 통증이 나타났을 때 염증성 질환인지, 노화로 인한 질환인지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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